Unseen Nature

인간은 식물과 미생물들 없이 살아갈 수 있을까. 지구상에서 그들이 없어지면 인간은 몇주 몇달안에 사라질 것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들이 작거나 느리게 움직이기 때문에 가끔 그들이 없는듯 또는 죽은듯 잊고 지내는 것 같다. 하지만 미생물과 식물들은 언제나 지구와 태양을 연결해주는 매개체로서 우주와 관계하며 존재한다. 눈에 포착되지 않을 뿐이지, 그들은 항상 세계와 활발히 관계하고있다.

나는 이번 작품에서 평소에 크기가 작아 눈으로 관찰되지 못했던 미생물을 증강현실 기술을 사용하여 확장된 감각을 통해 만나는 경험을 구현하고자 시도했다. 사용자는 앱을 다운로드 받아, 지정된 장소를 걷는다. GPS를 통해 사용자의 이동경로를 쫓는다. 사용자가 앱에 표시된 물가에 도달하면 유글레나라는 단세포 미생물이 눈 앞에 나타난다. 유글레나는 물속에서 살며 햇빛을 받아 몸속에 있는 엽록체를 통해 광합성하고 에너지를 얻어 증식하며 활동한다. 이들은 태양과 물 그리고 주변 식물들과도 활발하게 상호작용하며 생태계를 유지한다.
이를 통해, 우리는 평소에 고요하게만 보였던 공간을 생동하는 환경으로 재인식하게 된다. 또한, 지금까지 크기가 작아서 인식하지 못했던 미생물은 인간보다 훨씬 더 커진 상태로 증강되어 나타나는데, 이때 인간은 상대적으로 미생물처럼 작게 느껴진다. 이러한 역전된 관계속에서 그동안 우리는 인간중심적으로 환경을 바라보고 이해했던 시각에서 벗어나 세계의 수많은 행위자들이 생동하는 평평한 에콜로지를 상상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한다.